잠 잘때마다 매일 들어요. 엄마 아빠가 읽어주는 동화책. 무한반복.
올해 10살된
(만 나이로 바뀌었으니 9살:여전히 낯설기도 한 만 나이)
초3 우리 딸은
밤마다 휴대폰에 저장된 엄마, 아빠의 목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한다.
휴대폰 속에는 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읽은 책들이 빼곡하게 저장되어있기 때문이다.
딸아이는 거의 매일 밤 녹음된 책읽어주는 엄마 아빠의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는 것이다.
오늘은 최근에 읽어줬던 < 무적말숙 >이라는 책을 들으면서 잠에 빠져들었다.
내가 휴대폰 녹음기능을 이용해서 책 읽어주는 소리를 녹음하기 시작한 건 약 3년 전부터인것 같다
늘 잠자리에 들기 전에 책을 읽어줬던 나는
거의 매일 밤 3,4권에서 많게는 7권, 10권이 넘는 그림책을 읽어주었다
그러다보면 가끔,아니 자주 목이 아프고 졸릴 때도 있기 마련이다.
또 아이가 한 살 한 살 커갈수록 책의 글 밥이 점점 더 많아진다
그러면 3,4권을 읽어주기도 무리고, 책 한권을 읽으면 한시간이 훌쩍 지날때도 있다.
그리고 아이는 참 신기하게도 매번 같은 책을 가지고 와서 읽어달라고 한다.
엄마인 나는 책 내용을 다 외운데다. 이제는 재미가 떨어질만도 한데.
아이는 매번 같은 책을 들고 와서 "또 읽어줘, 또 읽어줘"를 외친다.
그래서 문득, '책 읽을때 녹음을 해두면 다음에도 또 들을수 있지 않을까?' 라는 생각에
책을 읽어줄때마다 녹음을 시작했다.
어떤 때는 엄마가, 또 어떤 때는 아빠가 읽어주기도 하고 책 읽어줄 때마다 녹음을 했다.
책 읽으면서 벌어졌던 다양한 돌발상황들도 그렇고,
그날 그 순간의 감정과 느낌들이 고스란히 녹음되어 차곡차곡 쌓여있다.
딸아이는 그렇게 휴대폰 속에 저장되어있는 녹음된 책 목록들을 살펴보면서
맛있는 초콜릿을 꺼내먹듯 매일 밤 마음에 드는 책을 꺼내 들으면서 잠을 청한다.
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녹음된 동화책을 들으며 잠들다보면
꿈속에서도 모험이 펼쳐진다.
그리곤 다음날 아이는 일어나서 꿈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.
녹음기능을 사용하고, 또 녹음된 책 리스트가 늘어나면서
새로운 책을 읽어주는 일이 아주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
초 3 우리딸은 여전히 책을 잘 읽고, 또 엄마아빠가 읽어주는 책을 좋아한다.
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순간.
아이의 숨소리와 온기를 느끼며
사랑스런 눈동자를 마주하며,
또 작고 귀여운 포동통한 딸아이의 손을 잡고
책을 읽어줄때면 엄마인 나는
세상 그 어떤 순간보다도 그 시간이 참 행복하고, 소중하다.
고학년이 되어갈수록 이런 순간들은 점점 더 줄어들겠지?
아이가
'엄마 책읽어주세요'라고 얘기할때 언제든 어떤 순간이든
'그래'라고 대답하며 휴대폰 녹음기를 켜야겠다.
엄마아빠 목소리로 녹음된 책 목록이 점점 더 많이 쌓일수 있도록
그래서 이 다음에라도 혹시 꺼내듣고 싶을때,
기억을 더듬으며 그날, 그 순간들을 추억할수 있도록 말이다.
딸도, 그리고 나도..
< 무적말숙 >
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xk9CtUqDL8Y&t=2s
< 무적말숙 >
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아이들을 위한 유쾌하고 따스한 격려!
《겁보 만보》로 어린이와 교사에게 꾸준히 사랑 받아 온 김유 작가의 신작!
한 고개 넘고, 두 고개 넘고, 세 고개 넘어 심술딱지 떼러 가자! 말숙이는 엄마 아빠가 아들을 넷이나 낳은 끝에 얻은 귀하디 귀한 고명딸이야. 처음엔 하도 작고 약하게 태어나 이름도 말똥이가 될 뻔했지. 이름에 ‘똥’이 들어가면 튼튼하게 오래 산다고 해서 말이야. 하지만 엄마 아빠가 갖은 정성을 쏟은 덕분에 지금은 어지간한 남자아이들도 힘으로는 못 당하는 천하무적이 되었어. 그 힘을 제대로 쓸 줄 몰라 다들 말똥 보듯 피해 다녀서 그렇지. 말숙이는 심술딱지를 떼고 진짜 천하무적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?